4편: 대용량 채소 소분법: 대파, 양파, 마늘을 한 달 동안 신선하게 쓰는 보관 기술
1인 가구가 마트 신선식품 코너 앞에서 가장 망설여지는 순간은 단연 대용량 채소를 마주했을 때입니다. 한두 대만 사면 비싸고, 묶음으로 사자니 반도 못 먹고 버릴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큰맘 먹고 사 온 대파 한 단이나 양파 한 망을 싱크대 아래나 냉장고 야채칸에 대충 넣어두었다가, 몇 주 뒤 진물과 곰팡이로 뒤범벅된 모습을 보며 자책했던 경험은 자취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입니다.
내가 초보 자취러 시절에 가장 많이 낭비했던 식재료가 바로 한국인 밥상의 필수 삼총사인 대파, 양파, 마늘이었습니다. 채소의 수명이 짧은 이유는 공간의 온도 문제도 있지만, 채소마다 제각각 다른 '수분과 호흡량'을 맞추어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주말에 딱 20분만 투자해서 채소의 특성에 맞게 손질하고 소분해 두면, 한 달 내내 버리는 것 하나 없이 첫날의 신선함 그대로 요리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 대파의 적: 수분 정체와 무름 현상 방지법
대파를 사 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씻지 않고 분리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파를 사 오자마자 물에 깨끗이 씻어 락앤락에 넣곤 합니다. 하지만 대파 표면에 남은 물기는 대파를 빠르게 무르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대파는 흙을 털어내고 뿌리와 흰 부분, 초록 잎 부분의 세 구역으로 크게 가위나 칼로 잘라줍니다. 뿌리는 칫솔로 흙을 깨끗이 씻어내어 바짝 말린 뒤 냉동해 두면 육수용으로 훌륭하게 쓰입니다. 핵심은 몸통 부분입니다. 씻지 않은 상태의 대파를 밀폐 용기 길이에 맞춰 자른 후, 용기 바닥에 키친타월을 두꺼운 두께로 깔아줍니다. 그 위에 대파를 세워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파는 자라던 방향 그대로 세워두어야 스트레스를 덜 받아 오래갑니다.
요리에 바로 쓸 대파는 일부만 골라 물에 씻은 뒤 물기를 100% 제거하고 칭칭 썰어 냉동용 지퍼백에 넓게 펴서 얼려둡니다. 이렇게 냉장용(대략 2주 소모분)과 냉동용(한 달 이상 소모분)을 이원화하면 대파가 물러서 버리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 양파의 적: 습기와 밀폐 환경 탈출하기
양파는 냉장고 야채칸에 무작정 넣으면 가장 먼저 썩는 채소 중 하나입니다. 양파는 습도에 극도로 취약하며, 밀폐된 공간에 있으면 스스로 내뿜는 수분에 의해 쉽게 무릅니다. 따라서 양파는 기본적으로 냉장고가 아닌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상온'에 보관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양파망에 그대로 두면 양파끼리 맞닿은 부분에서 짓무름이 시작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내가 자주 쓰는 방법은 쓰는 방법은 못 쓰는 '스타킹'이나 '세탁소 세옷 비닐'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양파를 하나씩 넣고 매듭을 지어 통풍이 잘되는 베란다 그늘에 매달아 두면 서로 닿지 않아 한 달 이상 거뜬합니다.
만약 상온 보관이 여의치 않아 냉장 보관을 해야 한다면, 양파의 껍질을 모두 벗기고 앞뒤 꼭지를 살짝 잘라낸 뒤 물기를 완전히 닦아냅니다. 그 후 랩으로 양파를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단단하게 한 알씩 감싸줍니다. 수분 증발과 외부 습기 유입을 동시에 차단하는 공법입니다. 이렇게 랩핑한 양파를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면 필요할 때마다 한 알씩 꺼내 쓰기 아주 편리합니다.
## 다진 마늘의 적: 갈변과 가스 발생 제어하기
마늘은 깐 마늘을 사거나 통마늘을 까서 보관할 때 조금만 방심해도 하얀 곰팡이가 피어오릅니다. 깐 마늘을 냉장 보관할 때 유용한 꿀팁은 밀폐 용기 바닥에 '설탕'을 까는 것입니다. 용기 바닥에 설탕을 1cm 두께로 고르게 깔고, 그 위에 키친타월을 두 장 겹쳐 올린 뒤 마늘을 넣습니다. 설탕은 주변의 습기를 강력하게 빨아들이는 천연 제습기 역할을 하여 마늘이 물드는 것을 막아줍니다.
더 오래 두고 먹는 다진 마늘의 경우, 냉장실에 오래 두면 초록색이나 갈색으로 변하는 갈변 현상이 일어나고 시큼한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마늘을 다질 때 올리브유나 식용유를 몇 방울 섞어서 다지면 코팅 효과가 생겨 갈변을 늦출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냉동 소분법은 다진 마늘을 지퍼백에 넣고 평평하게 밀대로 밀어 넓적하게 만든 뒤, 칼등이나 자를 이용해 바둑판 모양으로 가로세로 선을 그어주는 것입니다. 이 상태로 냉동실에 얼리면, 요리할 때마다 필요한 만큼만 초콜릿 부러뜨리듯 톡톡 깨서 넣을 수 있어 칼을 다시 댈 필요가 없습니다.
## 핵심 요약
대파는 씻지 않은 상태에서 뿌리, 흰 대, 초록 잎으로 분리하여 키친타월을 깐 용기에 세워 보관하고, 장기 보관용은 물기를 완전히 빼고 썰어 냉동합니다.
양파는 습기에 약하므로 껍질을 벗겨 물기를 닦은 후 1알씩 랩으로 밀봉하여 냉장 보관하거나, 상온에서 서로 닿지 않게 매달아 보관합니다.
마늘은 수분을 흡수하는 설탕을 용기 바닥에 깔고 보관하거나, 다진 마늘 상태로 지퍼백에 평평하게 펴서 바둑판 모양으로 선을 그어 냉동 소분합니다.
## 다음 편 예고
다음 글에서는 단백질 보충을 위해 자취생들이 자주 사는 '육류와 생선의 신선도 유지 기한을 2배 늘리는 올바른 냉동 밀착 포장법과 육즙 손실을 줄이는 해동 공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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